고개너머 영자 아버지
니어커 행상을 하셨습니다.
식료품과 영자 학용품도 모두
니어커에 달려 있습니다.
폭풍우 쏟아지는 날은
멀떡국을 먹어야 한답니다. 영자네는
그래도 평소엔
돌아오는 니어커에 생선 한마리
지푸라기에 낀채 매달려 옵니다
그런데, 어느날
영자가 술 한 병 사 가지고
지나갑니다.
그 밤이 지나고
영자집에 사람들이 웅성거립니다.
곡 소리가 길 거리까지 새 나왔습니다.
동네 아낙네들 소근 거리는 소리
귓가에 들려 왔습니다.
“글쎄, 죽는 날까지 술을 마시고
얼굴이 벌게 가지고 그대로 갔데요.”
지병이 있는 영자 아버지는
약 대신 술로 삼키고
가족을 위해 행상을 했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