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7일 금요일

봄 편지 -윤정옥-

목련나무에 함박웃음이 가득 매달렸어요.
아름다운 사람의 미소는 아마 저런 백목련 빛일 거예요.
발 밑 땅 속 아래 핏줄이 흐르고 있어요.
초록의 혈관을 지나 개나리 줄기로 오르네요.
아, 오랫동안 막혔던 땅과 나무와의 사이
현기증 같은 노란 개나리꽃이 피네요.
열꽃이에요.
겨울바람에 벗은 몸을 맡기고
늘 똑같이 들여다봤지요, 유리창 너머의 당신
이렇게 꽃분홍 열꽃에 휩싸인
홍매화 그늘로 당신의 찬 손, 내밀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