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7일 금요일

가난한 자들의 겨울


서러운 사람들,
파편 같은 슬픔의 조각을
어두운 하늘에 빛나게 걸어 놓고
겨울의 새벽을 딛고 거리로 나선다.

외로움 지난 외로움
슬픔을 넘어선 슬픔
무감각한 고독이여,
모두 떠나라.

시린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눈보라가 아리도록 얼굴을 때려도,
치욕스런 현실을 지나고
수치스런 기억을 건너리라.

세상이 버려도
하늘은 버리지 않으리니,
추운 자에게 더 추운 겨울이여
어서, 어서 가라!

가지 말라 해도 갈
가난한 자들의 겨울이나,
손끝이 얼고 온몸이 떨리는 추위를
참고 넘겨야 하리라.

가난한 구석을 하나쯤은
가지고 사는 우리,
춥고 허탈한 날들을 위해
훈훈한 마음 나누며 살자.

봄이 곧 올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