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1일 토요일

내가 지나온 길 - 정공량 -


내가 지나온 길은 지워져 보이지 않았다
날마다 내 어깨에 내리던
저 슬픔의 무게 다시 감출 수 없이
내가 지나온 길은 끝내 지워져 보이지 않았다

세상 푸르게 달려온 바람이 되고 싶다
세상 힘겹게 견디는 사랑이 되고 싶다
견디다 끝내 무너져 비라도 되고 싶다

하늘 아래 서면
오늘도 내가 지나온 길 지워져 보이지 않았다
내가 지나온 길, 또 내가 지나갈 길

밤이 되면 더욱 견디기 힘든 어둠이
내 곁에 가까이 다가오면
그 때는 달빛을 부르리라
내가 지나온 길 다시 쳐다보며
작은 별빛이라도 부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