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7일 목요일

딸랑딸랑-사·랑·해 25

* 사·랑·해 25

은행나뭇잎 / 종소리 김대우

가을비가 온다
혼자는 외로워서
나뭇잎이랑 함께
가을비가 갈갈 내린다

은행나무 동네에도
가을비가 온다
노란 은행나뭇잎들이
함박눈처럼 내리다가
노랑나비가 된다
팔랑팔랑 세상은 온통
봄처럼
나비들의 천국이다

소아마비 아이가
벌떡 일어나 나비와 춤을 추고
퇴출의 칼바람에 찔린
아버지의 가슴에서
새 희망이 싹트고
이루지 못할 것 같았던
사랑의 지독한 절망이
환희로 바뀌는 세상이다

이것은 사실이다
은행나뭇잎이 노랑나비로
보이는 사람의 가슴은 그렇다
오늘은 하루종일
그토록 아름다운 가슴에
황홀하게 눕고 싶다

은행나무 동네에도
가을비가 갈갈 내린다
꿀처럼

사·랑·해
사·랑·해

은행나뭇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