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24일 월요일

사랑이야기 8 / 임영준

담장에 기대어
그녀는 눈을 꼬옥 감고
교복 끝단을 움켜잡은 채
고요한 연못이 되어 있었다
조약돌 하나를 던지면
끝도 없이 번져갈 동심원이 보이고
때만 되면 찾아와
지즐대는 철새들도 어른거렸다
결국 두텁게 껴안아주고
가벼이 입술만 새기고
냉큼 돌아서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