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7일 금요일
안개빛 사랑 -두울-
한때
숨죽이며 바라보는 것이
그렇게도 좋은 사람있었다
그는 언제나
나를 가슴뛰게 했고
그리고
길을 함께 걸을 때엔
나란히 걸으면
어깨가 서로 닿을까봐
떨어져 간격을 유지한 채
그 복잡하고 사람많은
명동길을 걸었다
그의 잘 생기고
반듯한 윤곽의 얼굴을
곁눈질하며
그의 부드러운 미소에
난 숨이 멎을 만큼
아연해지기도 했지만
왠지
그는 나하고
어울릴 사람같지 않았다
그것이 나에겐
두려움이었다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늘상 만나도 나는
할 말이 입밖으로 도저히
튀어 나오질 않았다
그것이 답답했다
가슴 벅차오를 만큼 나는
하고 싶은말이 가득한데
그의 앞에 서면
나는 벙어리였다
물조차 마실 수 없었고
음식을 먹을때
입을 벌려야 하는 게
왜 그리 싫은지
끼니 때가 되어도
그냥 굶는다
아니 바라만 보아도
충만한 가슴인데
입 벌려 음식을 넣고
우물거린다는 것은
내 잘 생기지 못한 얼굴이
더 망가져보일 것만 같았다
그 사람은
내게 하늘이었다
나는 언제나
땅이었으니까
그사람은 나를
자상하게 굽어 보았고
나느 작은 키로 발돋움 해
힘들게 올려다 보았다
약속 시간에
꼭 맞추어 도착을 해도
그 찻집 앞 거리를 배회하다가
항상 늦게야
들어가곤 했다
안정을 찾은 후에야
그의 앞에
설 수가 있었으므로
맑게 웃음짓는 그의
얼굴을 보면
참으로 행복했다
비록
나 할 말을 못했어도
그러나
지금 그 사람은
내게 너무도 멀리에 있다
다만 우리는
남겨진 추억만
가슴에 지니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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