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무게만큼 눌러 앉은 강물과그림자로 드리워진 산의 무게와무심코 검은 바위의 눈들이 천년의 세월 숨소리를 잠재우는 것과, 허기져 피곤한 하루를 거두면서지친 사념들이 깊게 한숨으로 스며들고 한낮 떠들어대던 잡동사니들의 난잡한 생각을 강물에 팽매질 하면서슬픔이 무엇인가를 전하고 싶을 때마다,높은 산의 나무숲 그림자가 엇갈려 마주하고 서서 애써 지킨 정절을 가슴에 담으라 하고,굴절된 그림자의 각을 뒤로 한 채눈여겨보아오던 날들의 고운웃음을 위하여작은 물 잠방이로 물살의 고요를 흔들어 보지만, 간혹 바람이 간지럼으로 달빛을 데리고 와 풍류를 즐기며 훼방하고,그때마다 파장은 궁궐처럼 넓혀가며 스스로 안위하는 심연이 더욱 고요하거늘묵묵히 흐름을 한 아름 안은 채 드리운 그림자의 아픔이 오직 속내를 보여지기를 원하는 것은,물그림자 아래 우리몰래 유영하는 수많은 생명들의 누명으로함께 숨어 들 수 없을까,저렇듯 검은빛으로 투영되는 물결위에 누워 한없이 떠나고 싶은 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