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8일 화요일

봄날의 상처란는 것이

소나기처럼 굵은 햇살이 내리 꽂히는
이런 말랑말랑한 봄날의 바람 속에는, 언제나
기타 줄 같이 탱탱한 힘줄이 몇 가닥 들어 있다
펄럭이는 바람 속으로 손을 깊이 넣어
껍질을 벗겨보면 알 수 있으리라
강을 건너 왔는지
산을 넘어 왔는지
하여, 그런 바람이
내 귓전을 슬쩍 이라도 스치는 날이면
지금껏 자근자근 깔아뭉기고 살아왔던 오금 저리는
그 그리움이라는 것들이
가파르게 턱 밑에서부터 치밀어 오르고
끝내는 거위 울음소리마냥 울퉁불퉁하게 토막진 소리가
음계의 맨 나중에 오는 음색으로 튕겨져
가슴 속으로 스-윽 스며들면은
그리움으로 멍울져있는 진자주색의 선지덩이를
바람이 기어코 끄집어내어,
두어 칸 건너 뛴 저 담장 밑으로 빠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