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6월 17일 월요일

흐르는 침묵의 세월

흐르는 침묵의 세월
진한 갈색의 탁자위에
덩그마니 놓여진 찻잔 하나
침묵을 가르는 구슬픈 음악소리
끊어질듯 이어지고
이어지며 이어가며
멍든 가슴을 쥐어뜯고
흐르는 침묵만 타고 있구나

그대도 침묵이요
세월도 침묵이요
나리는 하얀 눈만
침묵속에 초연히 흩날리며
흐르는 시간을 쌓아가고 있는데
찻잔의 하얀 김은
침묵속의 포로처럼
싸늘한 알몸뚱이가 되어 가누나

입이 있어도 말을 못하고
보아도 들어도 표현 못하는
골방안에 갇힌 처량한 시간
인생사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되돌아 가는 삶에
무엇을 말하리요
무엇을 남기리요
흐르는 시간만 주워먹고 있는
시간의 벌레
가는 세월만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고독한 나그네

멈춘 듯 정지한듯한 시간속에
흐르는 침묵의 세월
비우지도 남기지도 못 하는
한 잔의 차와같이
다 마셔셔 비워 버리면
그만 인것을
못내 버리지 못하는 아쉬움에
비틀거리며 걸어가는
고독한 인생
잠재우지 못하는 침묵의 세월
초연히 흘러 가는 세월 세월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