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지붕위에 널은
붉은 고추 먹고
온몸 불덩이 되어 날아다닌다
고추잠자리
삶의 뜻 찾아
하늘하늘 날다
망초대 위에 쉬는 시간
동네 머슴아들은
꼭 꽁지만 움켜 잡는다
성 희롱하는 줄도
목숨 갖고 노는 줄도 모르는
선머슴애는 좋아라 내시 만들고
짚풀 꽂아 귀양을 보낸다
날아라 멀리 멀리
어느 나라로 가라 한다
남은 성의 꼬리 버려두고
너, 고추잠자리의
하루 꿈도 다 남겨두고
배불리 떵떵거리고 살면
그게 장땡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