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13일 토요일

2월에 내리는 비 -홍수희-

의자가 흔들린다
창밖에는 봄비 내리고

찻잔이 흔들린다
가슴에는 슬픈 불씨가 하나

속눈썹이 흔들린다
수직으로 낙하하는 당신의 고백

귓볼을 붙잡고 속삭이시는
아아, 보이지 않는 당신의 음성

저 어둠의 휘장을 열어 젖히면
어디서든 불쑥 내밀 것 같은
당신의 맑고 희인 손

아무도,
그 아무도 찾아올 이유가 없는
꽁꽁 언 겨울의 벌판 위에서

저 정적(靜寂)의 아슬한
침묵을 뚫고
귓볼을 붙잡고 속삭이시는

의자가 흔들린다
아아, 창밖에는 봄비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