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4일 수요일

그림자

그림자

/ 架 痕 김철현

방황의 거리
어둠 저편을 가로지르는
정체모를 찬 기운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어수룩한 미행
서툰 인기척에 돌아다 보면
힁허케 바람만 돈다.
익숙하게 맡아 온 냄새
코끝을 씰룩이면 그 녀석 역시
이내 재채기로 답한다.
나를 아는 녀석이 분명하다.
바쁜 걸음에 좇아오고
느릿느릿 뒤를 돌아보면
제법 속도를 조절하는걸
신출내기가 아니다.

허걱 놀라며
전봇대 뒤에 달라붙기도 하고
달빛에 꼬리도 감추어보며
좁은 길이어도 좋고
굽은 길이어도 상관없다.
여전히 따라오는 녀석을
도무지 피할 수가 없다.
단단히 붙잡힌 걸까?
막바지에 다다를 때까지
그놈의 행보는 나를 벗어나지 않는다.
신을 벗으며 다리 사이로 놈을 본다.
어라 사라졌다.
언제 어디로 갔을까?
긴 밤을 새우고야
또 다른 나라는 녀석을 생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