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네현의 독도사랑
이성룡
사무라이님,
시마네 현에서는 독도의 날이 있다면서요.
시마네 현 사람들은 독도를 무척 사랑한다면서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만
남의 해를 빼앗아 내 해로 하려는 짓은 사랑이 아닙니다.
님은 아직 사랑의 개념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서 사랑의 개념부터 배우시기 바랍니다.
한국의 옛이야기에 나오는 놀부는
네 것도 내 것, 내 것도 내 것이라고 우긴답니다.
님의 내면에는 아직 철들지 않은 아기 놀부가 남아
님의 먼 조상 이자나기와 이자나미에게 불만이 많습니다.
불완전한 섬나라에 대해 두려움과 의구심이 큽니다.
아직 더 받아야 할 땅이 있다는 환상에 사로잡혀
그 미증유의 땅을 이웃더러 내놓으라고 보채는 것입니다.
사무라이님,
대륙에 대한 동경이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
경외심과 열등감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그 더러운 게다를 신고 이 땅을 무시로 침략했겠습니까.
독도를 대륙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기고
심심하면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는 님을 보면서
태생의 한계가 갖는 야만과 파괴본능에 몸서리를 칩니다.
모성이 결핍된 원시부족을 달래주시기 바랍니다.
망망대해에 비친 제 모습이 서럽다고
님들끼리 싸우다가 이웃에게까지 손찌검을 하는 짓은
미개부족이 원죄를 저질렀던 손버릇의 흔적입니다.
짐작하고 있겠지만 일본침몰은 아직 먼 일입니다.
이십일 세기 졸부인 것만으로도 만족하시기 바랍니다.
대륙의 피를 수혈 받고 싶거든 그냥 얌전히 사세요.
* 김형경의 심리 에세이 ′천개의 공감′서술 형식을 차용함.
* ~해=~것, 신라 향가인 처용가에 사용됨.
* 이자나기와 이자나미- 일본의 국토를 만든 신으로서 오늘날과 같은 국토를 창조함.
이성룡 시인의 블로그 http://blog.paran.com/narou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