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5일 금요일

무화과

무화과

노태웅

후미진 그곳에는 벌 나비도 보이지 않았다
잎새에 흘러온 이슬 마시며
꽃들은 은밀한 곳에서 사랑만 했다

가슴 깊은 곳에서 꽃을 피우고
아무도 모르게
끊임없이 토해내는 둥근 거드름
더위에 시달리는 터질듯한 배불림
태양을 따라가고 있었다

겉으로 잘난 체하지 않고
잘린 마디마다 하얀 피를 흘려도
아픔을 감추며 진심만 키우던 하루
사랑을 가슴에 담고 있었다

가슴 울렁거리는 어느 날
해산의 고통으로 또 다른 내일을 잉태하고
붉은 껍질 가르며 진실의 속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