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하나의 말굽 자석이다
겨울밤 찬 하늘의 별들이
나의 손가락 끝으로 모여든다
마악 새로운 날을 시작하는
자정의 기운이 나의 팔다리로 흘러다닌다
지구의 커다란 둥근 거울이
그 모습을 비추어준다
우주의 심장으로 향하는 혈관의 양기슭에
너의 시선이 있고 너의 가슴이 있고
너의 복부가 있다
막힘없이 흐르는 유체,근원의 피가 끓는다
북아메리카 인디언
왼 쪽 귀에 새의 깃털을 꽂고 나풀거린다
열린 평원과
감춰진 숲의 하늘을 날듯이 걷는다
걷고 걷고 또 걷는다
북 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질러
얼어붙은 베링해 건너 시베리아 옛 고향을 찾아온다
지구의 오랜 가슴에게 묻는다
인디언의 순수한 혈통에 대하여
지구의 팔 다리를 타고 오르내린다
뒤섞인 피의 터전을 밟듯이
내 몸안에서 잠자고 있던 숲 속 빈 터
고대의 아무르 강기슭에 내려온 별들이
원시부족의 춤을 춘다
창과 칼을 버린 어린아이 토착민은
요호호 홀로라이 달빛어린 강물에 발을 담근다
그 곳은 신들의 놀이터
한 알의 맑은 모래알 속에 새로운 하늘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