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5일 목요일

신촌의 겨울아침

칼바람 가르며
새벽을 나서면
감밤에 누군가가
눈물섞어 부쳐놓은
공중전화 옆,
부침개를 본다

신촌의 비둘기 떼
조반을 먹는다

잘게 부수어진 두부조각이
희끗이 보이고
김치 쪼가리,
라면 동가리에 고추가루가 섞인
싯뻘건 부침개가
길바닥에 얼어붙어

허기진 비둘기 떼,
주둥이가 아프다

쇠주만 부었나,
안주가 부실했군
속이 뒤집혔나,
똥물까지 보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