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6일 화요일

이별 그 후에( 1 )

늘 잡던 손을 마지막으로 놓고서
도적질 당한 마음 추스르려니
고열에 들뜬 내 모습이 흉물스럽다

서성이다 돌부리에 넘어지고
옷은 넝마가 되어 살마저 짓물리면서
가파른 고개를 휘젓는 바람과 함께 걷는다

가시에 긁힌 자국 들여다보면서
생각 가득 보듬고
단번에 가지 못하는 어눌한 몸짓

슴벅슴벅 가슴은 아려오고
지켜지지 못한 말들이
탈진된 채 길 위에 뒹군다

버리지 못한 기억 속의 몇 갈피
인적 뜸한 곳에 칭칭 묶어두고
널 알기 전의 투명한 시간 속으로 걸어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