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는
또다시 거미줄을 친다.
사랑으로 엮어가는 거미줄은
언제나
아름다운 투명함으로 흔들리고,
거미는 중얼댄다.
′그녀를 사랑해줘야지...′
온갖 해충으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기 위해
거미는 밤낮으로 애를 쓴다.
잠시 쉴 참이면,
그 남자는 거미줄을 현 삼아
아름다운 연주를 그녀에게 들려주고,
푸근한 음성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그녀는 거미를 바라본다.
거꾸로 매달린 그 남자를 바라보며,
′내가 저 끔찍한 거미를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도 해보고,
때로는 징그럽다 말하지만,
밉지는 않다.
그녀는 거미에게 고마워한다.
오늘밤에,
그 남자는 어쩌면
여덟개의 다리를 흐느적 거리며,
그녀의 이불 속으로 들어갈지도 모른다.
달 빛이 아름다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