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3일 금요일

한잔의 커피

지은이 : 조우성
커피는
과거보다 새까맣다
새까맣다 못해
흑갈색이다
그러나
설탕은 미래보다 하얗다
하얗다 못해
시푸르다.

나는 한 잔의 커피에
두 숟갈의
설탕을 넣는다.
이렇지 않고는
모든게 흐트러진다.

그러므로 블랙커피를 마시려면
혀의 위선이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 또
블랙커피도 필요하다.

이제 나는 그것을 안다.
알고 있지만, 나는
한 잔의 커피에는
어쩔 수 없이 두 숟갈의
설탕을 넣는다.
사람은 그렇게 산다.
그렇게 산다고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