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거닐던
봄볕 쏟아지던 포구와
가을..그 이름없는 산들을
기억하지 말아줘..
그리고 무성하던 우리 칸나의 뜰도..
감미롭던 입맞춤도
모두 잊어버렸으면 좋겠어..
창밖으로 흐르는 빗물을 보며
약속했던 우리 사랑의 언약도
모두 없던일로 했으면 좋겠어..
살면서..
내가 원하는대로 살아지지 않는것 처럼
버려야 할것..끊어야할 인연..
돌아서야하는 일이
나는.. 살아가는 일이라고 생각해..
원망 같은건 하지 말았으면 해..
그렇게 그 추억들을 모두 꺼내버리면
속이 텅텅비어 껍데기만 남을지도 몰라..
그리고 무엇으로 다시 채워 놔야할지 모르겠어..
하지만 기억하지 않을래..
네 입김..네 모습..네 손의 온기까지도
모두 잊어버리려고 해..
어느봄날 복사꽃 향기가
창가로 흐르면 문을 닫아버려야지..
커텐을 닫고 세상과는 영영 얘기하지 않을꺼야..
그렇게 잊을려고 해..
우리 서운하고..미웠던 생각만 하자..
뵈기싫었던 행동만 생각하자..
얄미워 때려주고 싶었던 그런 생각만 하자..
그러면 잊을수 있을까...
잊혀질수 있을까....................................<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