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 연잎 사이
어머님 품에 안겨 있었지
거센 바람 날 몰아
허공 헤매다가
날개 접고 움 튼 곳이
산새들도 멀다 하는
여기 만잠봉 긴 절벽
내 삶의 터전 됐습니다.
낭 끝에 매달려
떨어지면 죽는다
살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꼭꼭 틈새 비집고 뿌리 내렸어요.
오랜 세월
바위 틈새에 끼어
쓰라린 고통 참아내고
꽃을 피우는
이젠 으젓한 성인
자식들도 몇 살림 차려 주고
이웃 터에서 행복하게 살아갑니다.
그저 가끔씩 뿌려 준 빗물 아끼며
나는 멀리서 쳐다 보는
나를 내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