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날이었다
외출.걸음.차가움.거리의 한산함
길은 나에게로 다가오고 목적지에
도착하고서야 비로소 밖으로 나온
이유를 알았다
겨울은 오히려 여름날보다 더
따뜻했다
외투.목도리.벙어리장갑...
사람들의 온기. 모든 것이 차가움에
숨을 쉬고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포근한 날이었다
˝안녕 작은 참새˝
˝...안녕˝
˝넌 어디서 왔니?˝
˝사람들이 살지 않는 곳에서...˝
˝그런 곳은 어떤 곳이니˝
˝내가 작다고 느껴지지 않는 곳이야˝
˝그럼 네가 상대적으로 커 보이는
세상...? 소인국 같은...˝
˝아니 크고 작음이 없다는 얘기야 그곳은
많고 적음도 없고.강함도 약함도
없는 곳이야 그러니까... 모두 하나인
세상이지˝
˝어떻게 그럴 수 있니?˝
˝응, 그곳에는 영원히 넘치지도 않고
마르지도 않는 작은 옹달샘이 하나 있어
사랑이라는 샘이야˝
˝정말˝
˝그럼. 누구든지 그 샘물을 마시고 나면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그 이전을
기억할 수 없게 되고 오직 이렇게(하트)
생긴 꽃만 가슴속에 피어나˝
˝참 아름다운 샘물이구나˝
˝응. 그래서 우리는 인간 세상이
위험한 줄 알면서도 다시 올 수 있는 거야
해오라기 기러기... 모든 철새들이...
그런데 인간들은 우리들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아˝
˝나도 안타깝게 생각해. 미안해
작은 참새야 아니 널 사랑이라고
불러야 되겠구나˝
˝아니야 아무렇게나 불러도 괜찮아˝
˝너희들을 영원히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마 그렇게 될 거야 그 옹달샘이 있는 한
우리는 사라지지 않고 또다시
인간 세상에 오게 될 거야˝
˝나도 그러길 바랄게˝
˝부탁이 있어˝
˝응. 뭔데˝
˝사람들에게 알려줘 우리들이 왜
멀리 나는지. 그리고 우리들 마음속에 있는
사랑의 꽃을 받아주었으면 해
그럼 이만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가봐야 할 것 같아
만나서 행복했어. 안녕˝
그렇게 작은 참새는 나의 창에
머무르다가 떠났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창밖 화분에는 이렇게(하트)
생긴 꽃들이 피어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