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하늘을 보며
저녁 버스에 몸을 싣고 돌아오는 길
생각해 보니 오늘 하루 얻은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다.
이것저것 짧은 지식들을 많이 접하였지만
그것으로 생각은 깊어지지 않았고,
책 한 권 며칠씩 손에서 놓지 않고,
깊이 묻혀 읽지 못한 나날이 너무도 오래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지냈지만
만나서 오래 기쁜 사람보다는 실망한 사람이 많았다.
나는 또 내가 만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실망시켰을 것인가...
미워하는 마음은 많았으나 사랑하는 마음은 갈수록 작아지고
분노하는 말들은 많았지만 이해하는 말들은 줄어들었다.
소중히 여겨야 할 가까운 사람들을 오히려 미워하며
모르게 거칠어지는 내 언어만큼
거칠어져 있는 마음이 골목을 돌아설 때마다 덜컹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