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3일 토요일

못을 박으며

1
액자 하나 걸려고
버티고 있는 벽에 못을 들이댄다.
서로의 균형은
고요를 뚫고
버티어 내려는 긴장과
박아 내려는 힘이 부딪칠 때 마다
외마디 소리를 낸다.

이쯤에서 못과 벽의 존재를
뒤돌아 봐도 좋을 것 같다

2
돌아 갈수도
그냥 지나 칠 수도 없는 길
틈 하나 없는 생면부지에서
마음의 힘을 옮겨
새로운 삶을 뿌리 내려
가꾸고 다듬는 것이
얼마나 아파야 오랜 견고를 드러낼까

혹 나도
못이 아닐까

3
벽은 얼마나
못을 잡아주기에 고단 속에
갈라지지 않으려
묵묵히 견디어 내야
벽은 벽으로서
아름다운 믿음이 배여 있을까
틈 없는 틈에서
서로를 감싸 않은 채
못이라는 존재를 감추고
액자하나 내놓아야 하는 일

누군들
아름답고 싶지 않을까
2003년 10월 19일 지음
글/ 최 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