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8일 목요일

내속의 강물

흘러가는 강물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내 속에도 고여드는
낮은 물소리

알 수 없는 시간의
멀고 먼 끝에서
내게로까지 뻗쳐 오는
확실한 기별

명령이여,
지금 듣고 있노니
나, 살아가리

흘러가는 강물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남남으로 지내는 슬픈 연줄이
소리죽여 달래는
가녀린 울음

뙤약볕 불이 붙는
돌자갈 아래서도
정맥처럼 일어서는
물줄기가 보이고

내 가슴 모래밭에
패이는 웅덩이
웅덩이에 돋아나는
시퍼런 이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