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2일 월요일

제비꽃

예전에 들에 피던 꽃
지금은 잔디밭에 찾아들었다

봄이 무르익기도 전에
눈 뜬 모습 애처로워
코가 땅에 닿도록 들여다 보니

두 송이의 목을 감아
내 동생 손가락을 수 놓던 반지 꽃
그 모습 그대로 떨고있다

유년의 정이 각별해서
우리 서로 만나면 별명도 많았지

고개를 숙였으되 토라진 이파리는
첩꽃이란 애칭을 받아들이고

여름 날 열매 맺은 봉기풀이요
가을 문턱에 앉은뱅이 꽃
그나마 잡초 속에 숨어 피는 오랑캐 꽃 아니던가

계절의 문턱을 넘나들며 피고 또 피는 장수꽃이더니
햇빛아래 예쁜이 양지꽃인데

그 많은 이름 만큼이나 사랑을 알고
아련한 추억속에 다시 피는 꽃.
제비꽃은 어디서나 외롭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