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7일 금요일

가을 들길에서

갈라진 논바닥 땡볕에 드러나 있는
갈증을 느끼며
화선지에 그어지는 먹물처럼
외로운 선 따라 들길을 걷는다.

바람에 흔들려
아슬아슬하게 일어서는 가을 풀,
붉은 갈색 빛으로 곱게 변신하여
눈이 부시게 번쩍이며 마지막 남은 온기로
슬픈 내 눈망울을 부른다.

천근의 무게로 짓눌러 오는 그리움에
몸 닳고 있는 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