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내가 걸어가는 길에는
버려진 문이 많이 있다
골목길에도 한길에도
공방工房에서 고치려고 내놓은
고장난 문이 많이 있다
문을 밟고 들어서면
아귀가 맞지 않아 삐걱거리는
나무로 만든 살문이 있고
덧대고 못을 박아놓았지만
틈 벌어진 철문도 있고
금이 가고 모서리 깨진
유리로 만든 문도 있다
저것들 모두
은밀하였던 누구의 마음을
여닫던 것들이었겠지
당신에게 걸어가는 길에도
문이 많이 있는 줄 알고 계시는지
춘양목 꽃살문을 밟고 들어서니
들판에 봄 햇살 가득하였는데
그 길 끝나는 곳에
자물쇠로 채워놓은 한여름
그늘의 철문이 닫히고
한 걸음 내디디면
산산이 조각난 채 버려진 낙엽의
가을 유리문이다
마지막 남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붉은 꽃 지천으로 피는
겨울 섬으로 가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