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기진 처마를 따라 우르르
몽롱한 떠꺼머리들이 이 골목
저 골목 몰려다니곤 했었다
때로는 파과에 몸부림치고
때로는 밀밭에서 까무러쳤다가
어둠이 내린 끈을 부여잡고
밤새도록 우짖곤 하다가 결국
시나브로 해체되어 가면서도
동네마다 고루 손을 내밀어 주던
낙낙한 달빛이 아니었다면
진즉 산산이 깨져버렸을 것을
본능으로 감지하고들 있었다
게다가 가끔 억울에 쩔고
설움에 거꾸러질 때마다
후련히 해갈해 주던 그 달빛은
지금도 도도히 빌딩 줄기마다
흥건히 넘쳐흐르고 있는데
뿔뿔이 흩어진 그 잔상들은
아직도 교교한 달밤이면
목마른 야수들처럼 갈망을 쫓아
달빛사냥에 취해 버리곤 하는데
조정권의 ´길 위의 행복´ 외"> 한용운의 ´지는 해´ 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