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일 월요일

때로는 나도

살아온 흔적을 남기기 위한 발버둥을 쳤다
자리를 쓰다듬고 닦아서 멍석이라도 깔아 놓고
내 소유의 영역을 넓히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발이 시리다
손가락 세포 하나 하나마저도 숨구멍을 벌리고
산소를 흡입하길 원하지만
건조한 공기는 숨을 탁 탁 막히게 한다
바람을 마시고 싶다

산다는 것이 힘이 들 때면 어디로든 숨고 싶었다
새해를 맞아 온 누리는 들썩이는데
낯선 것은 내가 이방인 같음일까
내일은 오늘을 이어가는 또 다른 나날인 것을
권태로운 일상에서 어떤 의미를 붙이고 싶은지
아니, 기대와 희망으로 살아온 날들에 대한
상실의 처연함이 조금이라도 상쇄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동참하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때론 나도 그 무리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어느 틈에든 끼어서 혼절할 듯 웃고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처럼
갑자기 추워진 날씨탓에 몸도 마음도
자꾸만 움츠러 드는 요즘입니다..
오늘은 김윤진 시인님 글과 함께
11월 들어 두번째 방송 보냅니다..
오리방송에 새로 가입해 주신 여러님들께
감사드리며....
늘 좋은 음악으로 인사 드릴께요...

2003년 11월 17일 월요일 밤에
오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