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나뭇잎 전단뿌리는
빈천한 초겨울 거리에서면
발아래 스러지는
낙엽 밟기도 서러웁네
잃어버린 걸 잊지 못하는
유병처럼 가슴에 서린 그리움들이
조각조각 바스라져
포도 위를 구른다
사는 일도 늘 저러했었네
누구의 밑둥이 되기까지
삶이 저지르는 횡포에 순종하며
흩날려 보낸 잎새는 그 얼마였나
풍경시린 늦가을에야
삶이란
스치는 바람의 영혼임을 알았으니
이제는 침묵의 꽃수 놓을 때
뜨겁던 날의 그리움 부추겨
배회하지 말아다오
내 안에 사람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