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7일 목요일

산사의 새벽

어스름 달빛은
서녘으로 기울고
동녘에 떠오르는 日出 함께
딸랑이는 풍경소리에
깊은 잠마저 바람결에 달아나네.

口業을 씻어 내고
법당에 촛불 밝혀 놓고
향촉 사르며 무엇을 빌어나 볼까!

스치는 바람결에
일렁이는 촛불 마주하며
환하게 미소 짓는 부처님
바보 같은 보살 마음 읽고 계시네.

촉촉이 젖은 풀잎마저
쓸쓸함이 묻어오는 겨울
산사의 도량에서 파르르 떨며
밝아오는 여명을 기다리네.

無心으로
나를 잃어버린 이 시간
세속을 버리고 떠나 온 여기서
아무것도 얻으려 하지 말자.

사바세계
눈을 뜨고 살아 있음에
그저 합장하며
저 찬란하게 빛나는 바다처럼
무심으로 도량에 머물다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