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0일 목요일

소래 철교

지금, 휴일에 소래다리 가면 은빛 물결 출렁이는
연인들의 사랑놀음 조가비 속 진주로 자라고
무릎 마주 대고 ˝가위 바위 보 하나 빼기˝
놀이하던 狹軌線 눈에 선하디 선한데
생선 배 갈라 소금 뿌리듯
아픈 전설이 있다 하네

˝전쟁 중에 아기 업은 어미
소래 다리 건너야만 살 수 있다 하네
심장은 하얗게 질려 콩알만 해지고
질끈 감은 떨리는 눈동자
얼마나 간을 졸였으면
소래포구 엉금엉금 기어 건너는데
업은 아기 떨어져 빠져 죽는 것도 몰랐다 하네
다 건너 돌아보니
아기는 간데없고 빈 잔등만
퍼런 바람 소리로 울더라 하네
살아야 할 이유 갯벌에 묻어 버린
어미의 처절한 숨소리는
짠 소금기로 허옇게 버석거리고
서리 서리 서린 恨
너희가 알아, 너희가 아느냐는 말이다
이 아픈 소래 다리의 전설을˝

갯벌문학의 뿌리, 촛불의 심지로
안개낀 밤바다를 걸어 오신
白髮 詩人의 가는 숨소리 가슴을 헤집어
허연 밤 지새워 아침을 맞아도
귀에 쟁쟁 커져만 가는 소리

˝너희가 알 수 있어, 너희가 알 수 있냐고
혼을 잃어 버린 어미의 마음을 아느냔 말이야
너희는 몰라, 너희는 모른다고˝

저며진 붉은 심장 바윗덩이로 굳고
優曇婆羅 피우라 염하는
눈물방울은 옥빛 바다로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