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0월 1일 화요일

동정호(洞庭湖)

전생에 그대와 내가
우연히 만나서 뱃놀이 하던 곳
흰 구름 붉은 적벽 아래
에메랄드빛 강물이 흘러
전날의 고사를 들려주네

힘차게 노를 젓던 그대
걷어올린 소맷부리 너머
흘러내리는 굵은 땀방울에
비쭉 비쭉 솟은 암봉은
물 위에 자미궁을 띄우는 데

그 날의 하얀 구름은 떠가고
그 날의 푸른 잎새는 울울창창
벼랑가 붉은 소나무가지 위에
백학들 춤추며 내려앉아
전날의 흥취를 일깨워주네

뱃전에 마주 앉은 그대와 나
그윽히 마주치던 시선에
후드득 날아오르는 백로에 놀라
강심에 노를 젓다가
무심코 떨어뜨린 옥팔찌

오늘에사 다시 찾으러가는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