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조금씩 틈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리없는 바람처럼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내 가슴에 잉잉 울음소리를 내고 있다.
한 때는 간절한 그리움이었고
못 견디게 보고싶어
너무 힘 들게 했던 사람
언제부턴가
우리 사이에 강물이 흐르지 않았다.
마음대로 볼 수 없어도
쉽사리 만날 수 없어도
너와 나 사이엔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
항상 내 마음은 너를 향해 흘렀고
너 또한 내게로 흐르는 줄 알았다.
그러나
이제 문 밖에까지 와 있는 이별
재촉하지 마라
우리의 인연이 여기까지라면
조용히 순응하리라
하지만 너와 나의 이야기들
추억이란 이름으로 묻어두진 않겠다.
우리 살아가는 동안
언젠간 다시 만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
벌써 문 밖에 와 있는 이별아
널 배웅하진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