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속으로 들어갈수록
외로워질 때가 있습니다
낯익은 얼굴들이 오히려
낯선 얼굴일 때가 있습니다
밖으로 나갔던 내 마음이
돌아오는 길을 찾지 못하여
문밖에서 오랫동안
쓸쓸하게 서성거리는 날은
키만 멀쑥이 커버린 가로등도
골목에 부끄럽게 숨어버리고
내가 사는 마을에 어둠이 와도
불 밝혀줄 점등인이 없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사랑하는 일이
나를 잊는 일보다 더 어려워
풀잎처럼 파르르 흔들거리는 날에
별빛 하나 추억처럼 깜박이는데
벗이여, 저 별이 지기 전에 나는
나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