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가시꽃

붉은 이름 꽃을 보노라니
어떤 사내는 몹시도 꺾고 싶어졌습니다.
그냥 스쳐가는 나그네일 뿐인데,
아름다움을 비켜가긴 죽도록 싫어
어쩌겠습니까
유혹 오르는 로즈 향을 코끝에 대니
순간, 가시가 밀어냅니다.
˝흐흐......˝
찔끔 흘러나오는 선혈을 싸매고
사나이는 돌아갑니다.

또 한 사내가 다가가
이번에는 꺾지도 않고 바라봅니다.
그냥 스쳐가는 나그네일 뿐인데,
백합처럼 순결한 그리움을 두고
지나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흰 꽃망울에 점점 매료되어가
두 눈이 마주쳤을 때,
단단한 가시에 싸여 더욱 희어져선
목 올리고 바라봅니다.
´햐......´
그리움에 울며 사나이는 돌아갑니다.

아름다움은 꺾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바라보며 간직하는 것입니다.
이쁜이 꽃 가시꽃
바라보기만 해도 그 고운 잎은
땅에도 떨어지길 원치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