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이름 꽃을 보노라니
어떤 사내는 몹시도 꺾고 싶어졌습니다.
그냥 스쳐가는 나그네일 뿐인데,
아름다움을 비켜가긴 죽도록 싫어
어쩌겠습니까
유혹 오르는 로즈 향을 코끝에 대니
순간, 가시가 밀어냅니다.
˝흐흐......˝
찔끔 흘러나오는 선혈을 싸매고
사나이는 돌아갑니다.
또 한 사내가 다가가
이번에는 꺾지도 않고 바라봅니다.
그냥 스쳐가는 나그네일 뿐인데,
백합처럼 순결한 그리움을 두고
지나지 못하는 까닭입니다.
흰 꽃망울에 점점 매료되어가
두 눈이 마주쳤을 때,
단단한 가시에 싸여 더욱 희어져선
목 올리고 바라봅니다.
´햐......´
그리움에 울며 사나이는 돌아갑니다.
아름다움은 꺾는 것이 아니라,
곁에서 바라보며 간직하는 것입니다.
이쁜이 꽃 가시꽃
바라보기만 해도 그 고운 잎은
땅에도 떨어지길 원치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