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누구십니까
파란 망울에 들어온
환한 얼굴, 영롱한 몸짓
빠져 버릴 듯, 끌어당기는
주체할 수 없는
벅찬 은빛 별가슴
좀처럼 여유를 주지 않고
가눌 수 없이 무섭게 휘젓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아! 잔인한 계절 때문인가요
참으로 알 수 없는 당신은
하얀 모습으로 돌아서면서도
끝내,손을 놓지 않으시는군요
당신은
어쩌라고요
그만, 인연의 자락을 끊어 버리세요
먼저, 그렇게 놓으세요
잊혀질 듯, 잊혀질라 치면
대나무 숲을 흔드는 바람처럼
메아리치며 다가오는
사랑의 전주곡을
두 귀를 막고
이젠, 듣지 않으렵니다
편안한 호수를 그리고 싶었는데
폭풍처럼 밀려오는 사나운 파도
젖어버린 그림조각들
한점 한점 주워담아도
끝없는 파편
고뇌의 바다가 노래합니다
어쩌라고요, 나보고 어쩌라고요
당신은
당신은 누구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