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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일 금요일
오래 가지 않는 것 중 하나
달처럼 희멀겋던 해가
서쪽으로 가더니
흰 구름 위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발그스레한 노을은
소나무 위에서 수줍어하고
앙상한 느티나무 위 까치집은
오늘따라 괜스레 외로워합니다
어느틈에 지우고 갔는지
해님도 보이지 않고
수줍던 노을마저 사라졌습니다
한참 물올라 복스럽던 그 시절이
저 노을 같았다면
지우개로 문질러진 희뿌연 자리는
생각하기조차 싫은 나의 미래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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