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그립다못해또다시사랑이어라

<모래시계>

모래시계와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한 쪽을 비워 다른 한 쪽을 채우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그대의 부족한 부분은 나의 넘치는
부분으로 채워주고
그대의 넘치는 부분은 나의 부족한
부분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만 하나로 섞일 수 있는
모래알처럼
한 세월을 엮어 기다려야 할지라도
성급함으로 끝나버릴 사랑이 아닌
영원한 사랑으로 그대와 섞이고 싶다
아무리 하나 되길 원치 않아 뒤집어 놓을지라도
결국은 또 다시 하나가 되는
그런 모래시계와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
세월의 풍파에 뒤집히고 흔들릴지라도
결국은 항상 하나로 존재하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우리 하나 됨이 그 누군가에게도
소중하게 여겨질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나의 이름>

그대 감은 두 눈 위에
가득한 별빛보다
그대 감은 두 눈 밑에
흐르는 눈물이
나에겐 더 큰 의미이다

울지 마라
울지 마라

향기를 품고 살아가는 건
비단 꽃뿐만이 아니다

그대에겐 바람이 분다
그대에겐 폭풍이 인다
그대에겐 아픔의 향기가
진하다

그 향기가 나를 아프게 한다

사랑한다
사랑을 한다

그런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건
세상 너뿐만이 아니다

나에겐 너의 눈물이 있다
나에겐 너의 아픔이 있다
널 사랑한 나의 이름은
너의 아픔이 되어준다
<아직 못다한 것은>

잊혀지지 않는자
돌아서지 말지어다

그대 기억들
잊혀짐을 안고 망각 속을
내달려도
기억의 잔재들은
날카로운 편린 되어
내 맘 속에 박혀들고
어지러이 휘날리는
마음 하나 그대 뒷모습에
묻고 돌아설 때마다
아직 못다 한 것은
사랑이 아닌
그리움이란 것을

바람 부는 곳에
구름은 머물지
아니하고
이별의 아픔 속을
내달리는 내 맘엔
그 어떤 사랑도 깃들지
아니하니
움켜진 마음으로
하루를 사는 내가
아직 못다 한 것은
이별이 아닌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었다
김인성시인의시집<그립다못해또다시사랑이어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