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서천 마량리에 산다는

지난 겨울 지나갈 무렵
서천에 살고 있으니
마량리 바닷가 절벽에서
우연하게 만나자고 한
그 여자
해송海松이라고 하던가
동백冬柏이라고 하던가
마량리에서 볼 수 있다고
아니 마량리에 가도
삼월 아니면
보기가 어렵다는 그 여자
바다를 바라보며
위태로이 자살을 꿈꾸는
그 여자, 해송海松
조금도 흔들림 없이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그 여자
물속에 몸을 던져
물이 되고 싶었던 그 여자
마음 붉게 꽃 핀 그 여자
손으로 만질 수도 없이
너무 뜨거워
한 순간 뼈와 살이 다 타버려
재만 남은 그 여자, 동백冬柏
불속으로 걸어들어가
불이 되고 싶었던 그 여자
마량리 그 안에 들어서면
나를 물처럼
흘러가게 만드는 그 여자
불처럼 타오르게 하는
그 여자, 이름이
해송이었던가 동백이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