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5일 화요일

그리움엔 단 한가지 이유가 있을뿐이다




그리움엔 단 한가지 이유가 있을뿐이다

風香/서태우


따사로운 햇살 위로
그리움 하나가
살포시 내려앉습니다

눈을 감고 있어도
또렷하게 보이는 당신

길을 걷다
낯선 이에게서조차
당신의 체취를 느끼고자 함은

어느새 길들여진
어리석은 감각들의
질긴 미련들일 것입니다

오늘은 퇴근을 하며
숨 막히는 버스 안에서
당신의 웃음소리를 들었습니다

수많은 인파 속에서
애타는 마음으로 찾았으나
당신은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아마도
닮은 누군가의
웃음소리였나 봅니다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당신을 기억하는
내 귀를 한없이 원망했습니다

두 눈과 귀
그리고 내 입술이
언제까지 당신을 기억할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사랑하기에
그리워한다는 것과

잊으려 할수록
아픔도 크다는 것을

그저 생각이 나면
고운 추억만 생각하고

문득 그리워지면
그리움이 다할 때까지
그리워하며 살려 합니다

언젠가는
한 조각 추억으로
미소 지울 수 있을 때까지

나 그렇게 그리워하며
오늘도 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