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2일 토요일

가을은 간다 - 임영준

빛바랜 벌판에
야윈 가을이 날숨을 뱉는다
앙금이 가득한 볕뉘에선
철든 가랑잎 바스러지고
고개 넘어가는 철새들은
분루를 뿌리며 간다
녹슨 폐공을 다스려
동파를 대비해야하는지
허술한 고을은 월동이 절박한데
까맣게 잊혀질 야속한 가을은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