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어야할 기억이었다
그러나
아물지 않을 상처였다
그날은
하늘이 싫었다
산도 바다도 싫었다
그 어느 것도 의미가 되어
다가오는 것 없이
삶이 몽땅 무의미했다
그래도 살아야 한다는
냉엄한 현실도 싫었다
싫은 것투성이였다
무조건 툴툴거리며 투정하는 아이처럼
모든 게 불편스러웠다
길 가에 핀 꽃이 날 째렸다
바람이 휭 비웃고 지났다
구름이 머리를 자꾸 짓누르고
강물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신호등에 걸려 잠시 머뭇대면
지나는 차들도 짜증 섞인 경적을 울리며
정신 똑바로 차리라 했다.
아침 햇살에
하늘로 사라진 이슬처럼
그대가 떠난 그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