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외려 무서워서무섭니?무섭니? 묻던 밤길처럼힘들어?힘들어?묻는 것이지요.그래, 힘들어요.장난처럼 쿡, 한 마디로 대답하고아내는 제 앞에 산처럼 쌓인 세상을 들고나갑니다만이 습습한 세상에서나도 좀 뽀송뽀송하게 마르고 싶어 가만히 다가가면하늘 한 자락이 빨래 줄 위에서파아랗게 빛나고 있습니다.아내가 문득 그런 빛깔로까마득한 웃음을 웃습니다.아무래도,물에 칼칼이 헹구지 않고도세속에 찌든 나를 마알갛게 닦아내려는 요량일까요.작은 찝게로 찝어서한 천 년은 잘 말리려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