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7일 토요일

우리는 알지

내가 마지막으로 사랑해야할 당신은아마도 이 세상에는 없는가 봅니다살아 있어도 죽었는가 봅니다죽지 않고서야 이렇게 오랜날나를 그냥 잊었을리가 없습니다그리워도 포기할줄 알아야 한다고 말할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사랑하는 것은 죽도록 그리운 것입니다말없이 포기한다고 잊혀지는 것이사랑이고 자라나는 머리칼 같다면핑크빛 마음을 잘라내는 것이야뭐 그리 어려운 일이겠습니까사랑하는 그대여 당신은 나에게말없이 다 잊어라 잊어달라고 말하지만애시당초 잊혀질 것을 왜 사랑하자고내게 먼저 말했습니까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기는 커녕더욱 그립고 생각나는 것을세월은 더이상 위안이 아님을 잘 알지 않습니까나는 너에게 지금 무슨 의미이겠냐마는당신은 잘 알지 않습니까길을 걷다 보면 발가락의 크기만큼 옛시절이 다 보이고사랑이 스쳐 지나간 이 거리에 서면언제나 눈시울에 가득 고인 눈물이그 외로운 눈동자의 크기만큼 속상하지만무엇을 이야기하는지 다 들을 수 있지 않습니까그대가 떠나가고 보이지 않아도그대와 함께 걸어왔던 추억만큼 사랑이란 혼자서 잊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멀리 떠나갔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이별이 아니라는 것을언젠가는 새로이 만날 길이 트이리라는 것을나 이제 믿고 싶은데 당신은정말 이 세상에 없는 사람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