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2일 목요일

쓸쓸한 편지


오늘도 삶을 생각하기보다
죽음을 먼저 생각하게 될까봐 두려워라
세상이 나를 버릴 때마다
세상을 버리지 않고 살아온 나는
아침 햇살에 내 인생이 따뜻해질때까지
잠시 나그네의 집에서 잠들기로 했다
솔바람소리 그친 뒤에도
살아가노라면 사랑또한
패배할 때가 있는 법이다
마른 잎새들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 내가 울던날
싸리나무 사이로 어리던 너의 얼굴
이제는 비가와도
마음이 젖지 않고
인생도 깊어지면
때때로 머물곳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