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6일 금요일

너에게

네가 바람을 따라
구름처럼 한 번씩 방황할 때마다,
내가 실핏줄 세운다는 것을 알고 있어?
네가 비를 따라
두더지처럼 한 번씩 숨어버릴 때마다,
내가 숨 막혀 하는 것을 알고 있어?
시치미 떼면서 드러내지 않는
나의 모난 성격이지만
무정히 네가 그렇게
한 번씩 방황하고 숨어버릴 때마다,
벼랑 끝에 외다리로 서있는
마음이란 것을 알고 있어?

기다림이란
날 때부터 피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분분히 날리는 낙엽처럼
이 마음 어이 처연하다 아니할 수 있는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흔하디 흔한 일이지만
미로 게임과 정말 다를 바 없구나

휴-우!
지쳐 쓰러질 거 같은 이 몸
어딘가에 조금만, 조금만 눕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