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녘
저녁 산책 길
삼 잎 국화 노랗게 웃는 옆집은
어느새 갈색 씨 주머니 메달고
원추리, 보라 비비 추는
나를 따라 걷는다
일찍 나온 코스모스
웃고 떠드느라
길가에 웃음소리 가득한데
능소화
구름타고 오르느라
얼굴 벌겋게 더워
땀방울이 송송 맺히고
도란 거리는 클로버 꽃 위로
땅거미가 내려와 눕는다
강물을 물들인 저녁노을
물 따라 흘러가고
밤은 풀숲을 덮는다
불빛 강물에 몸 담그고
오색그림 그리고
밤바람은
나를 따라 다니는데
풀숲은
밤이슬을 머금고
산책 나온 내 발을 깨문다 .